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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8월 2일, 4차 페미시국광장이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광장의 주제는 <웹하드카르텔, 양진호는 아직도 처벌받지 않았다!> 입니다.
작년 7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드러난 웹하드카르텔의 핵심인물 양진호가 7월 30일에 성폭력처벌법 위반 방조 혐의로 추가 기소되었습니다. 2018년 수사 당시 양진호는 “내년 여름에 나갈 것”이라며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얼마 전 측근의 입을 빌어 “성폭력으로는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기소는 저절로 된 것이 아니도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양진호는 성폭력범죄의 정범이 아니라 방조범입니다. 수사기관은 아직도 여성착취의 시선으로 범죄와 카르텔을 해석할 의지가 없습니다. 웹하드 사업자를 처벌할 수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촬영물을 영리목적으로 유포시킨 자를 처벌한다고 명시한 성폭력처벌법 제 14조의 제3항은 양진호에게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양진호는 불법촬영물을 유통하는 장사를 하고, 촬영물을 삭제하길 바라는 여성들의 돈을 뜯고, 헤비 업로더들을 고용해 다시 촬영물을 유포하는 범죄로 2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쓸어 모았습니다
양진호의 성폭력은 이미 유죄이며, 나아가 검경은 또 다른 양진호들 역시 놓치지 말고 제대로 수사하라는 취지를 담아 광화문에 모였습니다.
첫번째 순서로 웹하드카르텔이라는 이름을 붙인, 최초 고발자 경계너머교육센터 이선희 대표님의 광장을 열었습니다.
“서울지방법원 2018년 판결문에 대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7년 불법 촬영되어 기소된 불법촬영물 중의 4.9%가 용변을 보는 장면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2018년은 그와 같은 범죄가 18.8%로 증가했습니다. 단지 1년 동안 대한민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 난 것일까요?
왜 여성들의 용변장면을 촬영하고 유포하고 다운받아 내려 보고 있는 것일까요?
그들은 왜 비인격적인 관음의 욕망을 갖게 된 것일까요?
어느 여성학자는 성욕이란 두 다리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두 귀 사이에 있다,라는 말을 했죠. 그렇습니다. 인간의 욕망이란 지극히 사회적으로 학습된 욕망입니다.
불법촬영범죄의 98%이상이 남성에 의해 자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남성들이 여성의 일상과 신체 그리고 여성에 대한 폭력적인 관계를 욕망하게 하는 학교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웹하드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남성들은 단지 수동적인 사이버성폭력 가해자에서 나아가 자신들의 세계에서 용감한 자로 불리길 원합니다. 나아가 또 다른 여성들의 신체나 사생활 통제를 통한 권력향유를 위해 스스로 범죄자가 됩니다.
정확하게 이들의 세계에서 여성은 거래의 수단이자 교환가치를 갖는 물질 즉 화폐입니다.
남성의 욕망과 남성간의 관계성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도구로서 여성과 여성의 성이미지가 착취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회현상의 본질을 관통하는 언어가 바로 카르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이버성폭력카르텔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면, 보이는 진실이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 웹하드카르텔이 있고, 또 그 중심에 양진호카르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추적한 모든 내용을 50여장의 제보장으로 작성하여 경기남부경찰청에 제보했습니다. 디지털은 반드시 흔적을 남깁니다. 양진호가 별개의 회사처럼 보이는 웹하드사, 필터링사, 삭제업체, 서버관리사, 파일공유기술사 그리고 이족보행로봇회사의 실제 소유자라는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를 마냥 믿지는 않았습니다. 양진호는 성남지청을 비롯해서 풀뿌리로비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에도 손이 닿아 있다는 말은 비밀도 아닌 상황이었으니까요. 따라서 sbs ‘그것이알고싶다’ 팀에 제보를 통해 사회공론화작업이 필요했고, 방송이 되는 날에도 한사성 동지들은 밤을 새워 대통령 직속 웹하드카르텔특별수사단 구성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서를 작성했습니다.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청원에 동의했고 드디어 수사가 진행된 것이고 바로 지난 7월 31일 양진호 웹하드카르텔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멀고 긴 여정으로 웹하드카르텔에 대한 죄상이 만천하에 폭로되었음에도 법적 처벌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법적 근거로 사건을 축소시키며 웹하드카르텔은 온존 시키는 방식으로 양진호 일당과 유착 세력이 손을 썼다는 말입니다. 경찰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지만 검찰이라는 두 번째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성폭력이 아니고 뇌물이라는 사회
여성이 화폐처럼 물질화되어 남성간의 거래로 소비되는 사회에서 더 이상 여성들은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남성에 의해 남성을 위한 남성만의 국가권력 그리고 그들의 충복노릇을 하고 있는 검찰에 대한 철저한 개혁, 사법정의가 서지 않고는 끝낼 수 있는 폭력이 아닙니다.
사이버성폭력이 근절 될 때까지 투쟁!
성평등국가를 건설할 때까지 투쟁!”
이어 첫번째 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동안 여성들을 모니터에 가두어 착취해온 양진호를 우리가 모니터에 가두고, 그의 왕국을 박살내는 퍼포먼스였습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광장을 이어갔습니다.
그 중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서 자원활동으로 피해촬영물 삭제지원하시는 신영미님의 자유발언을 공유합니다.
"한사성에서 삭제지원업무를 하면서 셀수도 없이 유출되어있는 불법촬영물들이 삭제를 해도 제목만 바꾸어 다시 살아나거나 일정기간이 지나 다시 유포되는 경우들을 보며 자괴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한동안은 정부의 규제와 승리사건으로 많은 사이트들이 움츠려드는 듯 했지만 최근에는 지켜보니 별일 없어 그대로 운영한다는 공지글이 정면에 올라오고 심지어 운영자가 들어오지 않는데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데도
많은 이용자들이 찾아와 운영자도 도리어 신기하게 생각하며 다시 운영한다고.. 공지글을 올리는 사이트들도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게 되어 핸드폰을 사주었는데 어느 날인가는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왔더군요. 저는 동의없이 찍은 사진은 불법이고, 허락없이 다른 사람 사진을 찍으면 경찰아저씨가 잡아가는 거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세상은 불법촬영을 하고 유포하고 수많은 사이트 운영하는 자들을 처벌하기는커녕 그들의 죄를 숨기고 그들의 권력과 돈을 통해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합니다. 저는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합니까.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은 믿고 살 수 있는 세상은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잘못한 것은 바로잡고 서로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위해, 움직이고 행동하고 함께할 것입니다."
마지막 순서로 두번째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양진호의 죄목이 낱낱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며 우리의 이름으로, 여성들이 직접 양진호에게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많은 시민분들의 참여로 양진호는 총 13640년이 선고되었습니다.
여성들이 해냈다, 양진호는 기소됐다!
본질은 성폭력이다, 양진호를 처벌하라!
웹하드카르텔 성폭력산업 제대로 수사하라!
여성폭력 여성착취 카르텔을 해체하라!
아직도 여성은 거래된다, 공범자를 수사하라!
이렇게 4차 페미시국광장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양진호는 물론이고 또 다른 양진호들도 검경이 놓치지 말고 잡도록 만들 것입니다. 검경을 개혁하고, 성착취산업 구조를 드러내며 끝까지 싸워낼 것입니다. 여성폭력과 여성착취 문제의 해결은 너무나 지난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여기 함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끝은 여성들의 승리일 것이며, 이미 그 승리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페미시국광장은 매주 금요일, 계속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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