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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 상담소에는 '(피해자에게 정말 성폭력 피해가 있었다면) 왜 진작 일을 그만두지 않았냐', '이해가 안 된다'는 전화가 종종 옵니다. 이러한 말들은 통념에 근거하여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의심하거나, 성폭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의미를 담고 있어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말입니다.

성폭력은 명백한 범죄이며, 가해자의 잘못입니다. 
따라서 가해자가 책임지고 징계 또는 처벌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이 일을 그만둬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성폭력 피해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것은 그 자체가 또 다른 피해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 성폭력보다 더 큰 피해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일을 그만둔다는 것은 삶에 큰 변화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꿈을 잃는 경험, 누군가에게는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지는 경험, 누군가에게는 그동안의 노력과 성취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재취업이 어렵거나 아예 직종을 바꿔야 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폭력 피해에 대하여 의심이 든다면,
혹시 여성의 생계와 노동에 대하여 가볍게 보고 있지는 않은지,
아직도 성폭력을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지켜야 하는 정조'의 문제로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강간 문화를 직면하고 개선하기보다 보고듣기 불편하다며 외면하고 쉬쉬하려고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 의심을 먼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시 : 2018년 4월 12일 (목) 오후 2시-5시
장소 : 창비서교빌딩 지하2층 50주년홀

자세히 보기 및 신청하기 :
https://goo.gl/forms/uSPbiuYnHrZ4A8tK2

문의 :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앎(02-338-2890, ksvrc@sisters.or.kr)

주최 : 한국성폭력상담소


#의심에서지지로 #의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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